[교사 일기] 학생들의 빼빼로데이는 담임이 책임진다.(학생들 과자 선물)
11월 11일은 빼빼로 데이다.
나도 여자친구가 없지만.....ㅠㅠ
우리 학생들도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건 닮지 말라고!)
그래서 나는 못먹을지언정 우리 애들 입에는 빼빼로를 넣어주려 노력한다.
교직생활 처음부터 줬었는데...
옛날엔 주고 사진을 안 찍어서 인증샷이 없고, 2020년부터 있다.
2020년 11월.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기.
아이들과 많은 추억을 만들지 못해 아쉬워서, 빼빼로를 직접 만들어줬다.
사실 빼빼로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에이스, 베베, 참 과자에 초콜릿 중탕한 것을 찍어서 만들어줬다.
중3 기말고사 시험날이랑 빼빼로데이가 겹쳐서 비타 음료수도 챙겨줬다.
지금은 볼 수 없는 교복.
생활복인 지금의 맨투맨 교복도 예쁘지만,
나는 꼰대라 그런가 흰셔츠에 넥타이 한 교복이 그렇게 예뻐보인다.
애들 반응이 좋아서, 2020년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학생들 선물을 만들었다.
엄마손파이로 만든 빨미까레!
초콜렛을 중탕하고 엄마손파이를 찍어서 짝퉁 빨미까레를 만들었다.
그래도 한 번 만들어봤다고, 능숙하게 만들었다.
색깔도 하나 뽀인트로 딸기 초콜렛을 녹여 핑크핑크한 빨미까레도 만들었다.
예쁘게 손수 포장도 했다.
이 때는 학생들이 담임반 학생이 21~22명이라서 28명인 지금보단 만들기 수월했다.
말 잘듣던 2020년 3학년 5반 아이들.
코로나로 많은 것을 함께 하지 못해 두고두고 아쉬울 정도로 정말 예뻤다.
2021년은 담임을 쉬었고, 2022년 2학년 5반 담임을 하게 되었다.
4년만에 다시 맡게 된 2학년!
자유학년제로 1학년 내내 지필고사를 치지 않은 우리아이들.
시험에 대해 유독 걱정을 많이 하고 있길래, 과자 봉지를 만들어줬다.
(비담임 하면서 심심했던터라, 매우 열정이 과하던 시절ㅋㅋㅋ)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우리 학생들 과자 봉지 만들어줄 재료를 푸짐하게 샀다.
수업 없는 시간 학생자치실에서 과자 봉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사온 과자들을 과자 포장 사이즈, 25명의 인원을 고려하여
예쁘게 담아봤다.
이거 담는데도 은근히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하지만 애들이 받고 즐거워할 모습을 상상하며 만들었기에, 나도 행복했다.
중학교 첫 시험을 잘 치라고 만들어준 과자 봉투!
담임 선생님의 힘을 제대로 전달 받았는지, 2학년 내내 반평균 1등을 했다.
2022년 11월 11일
1학기에 과자 봉지 만든다고 고생해서 ㅋㅋㅋㅋ
빼빼로 데이는 그냥 편하게 빼빼로를 샀다.
그래도 좋아하던 녀석들
2023년...
교직생활 처음으로 1학년 담임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이리저리 잘 피해다녔는데, 1학년 담임을 맡게 되었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체육대회도 파이팅있게 잘하던 우리 아이들.
예쁜 마음에 2023년 11월 11일 빼빼로데이에 빼빼로를 선물해줬다.
바빴던 시기라... 직접 만들지는 못하고 역시나 편의점에서 빠르게 구입한 빼빼로.
담임반 학생들이 28명이라서 이것도 은근 부담스러운 금액이었다 ㅋㅋㅋㅋ
2023년 크리스마스
초7이라고 부르는 중1 시기를 무사히 잘 보냈던 아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크리스마스 선물을 만들어봤다.
2020년에 이어 이번에도 빨미까레를 만들었다.
초콜렛 중탕한 것이 많이 남아서, 집에 있는 참깨스틱으로 빼빼로를 만들어봤다.
귀여웠던 2023년 1학년 2반
2024년 2학년 5반 담임을 맡게 되었다.
일단 초7 시기를 지나 진정한 중학생이 되었고,
눈치도 잘 봐서, 혼낼 일도 많이 없고
수학공부도 열심히 하는 예쁜 아이들.
시험 잘치라고 비타음료수도 주고,
11월 11일을 맞이하여 빼빼로를 주기도 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학생들에게 선물할지? 잘 모르겠다.
사실, 애들이 28명 정도 되니 한 번 사주려면 몇 만원이 든다.
지금이야 내가 미혼이고,여유롭게 용돈을 사용하고 있어
학생들에게 소소한 선물을 줄 수 있지만,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
한 때는 손수 만들어주던 열정까지 있던 나인데, 이제는 그냥 빠르게 편의점으로 향한다.
빼빼로 하나에 행복한 미소를 보내는 아이들을 보고 나도 기분 좋은걸 보면
당분간은 계속해서 줄 거 같다.
너희들의 빼빼로는 내가 책임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