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일기 10

[교사 일기] 속고, 또 속아본다.

교사란 사람들은 참 바보스러운 면들이 있다. 수업시간 수업을 할 때는 자기 과목에 대해 딱딱 잘 가르치지만 생활지도를 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학생들은 참 다양하다. 생긴 것이 모두 다르게 생긴 것처럼, 저마다의 성향도 참 다르다. 학교 시스템에 적응을 잘 하는 아이 vs 그렇지 못하는 아이 친구들과 잘 지내는 아이 vs 그렇지 못하는 아이 선생님에게 친근감을 갖는 아이 vs 반감을 갖는 아이 규칙을 잘 지키는 아이 vs 규칙을 잘 지키지 않는 아이 등등  분류화를 하려면 수없이 많이 할 수 있다. 그 중에 오늘 언급하고자 하는 아이는 "사춘기를 세게 겪는 아이"다. 사춘기를 세게 겪는 아이들은 보통 1. 방황 / 2. 반항 / 3. 일탈 세트로 묶어서 한다. 상담을 하고, 진지하게 조언도 해주고,..

교사일기 2024.11.20

[교사 일기] 아침 조례 시간, 교사는 무엇을 해야할까?

우리 학교는 8시 20분까지 교문 통과,  8시 30분까지 교실 입실을 규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학생이 학교 앞 편의점에서 놀다가 8시 20분 넘어서 어슬렁 어슬렁 들어온다. 학교 바로 옆 아파트에 사는 학생이 8시 25분 넘어서 헐레벌떡 뛰어온다. 역시 집 가까운 놈이 제일 지각 많이 한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인 것 같다.  나는 되도록 8시 30분 이전에 교실에 입실하려 한다. 조례는 8시 30분부터지만, 그전에 입실하여 학생들 상태를 체크하기 위함이다. 복도를 지나가며 다른 반들을 살펴본다. 8시 20분쯤 복도를 지나면 정말 가관이다. 모든 교실이 시끌벅적하다.  왜냐고?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스마트폰으로 게임하며 온갖 욕과 소리를 지른다.성인인 나조차, 심지어 욕을 좋아하는 나조차..

교사일기 2024.11.18

[교사 일기] 제자의 연락을 받고 마음 따뜻해지는 밤

중3 담임을 맡던 때이다. 아이들을 달고 올라오지 않아, 사실 누가 누군지도 모르는 시기. 반편성한 명단을 받았지만, 사실 이름을 봤자 아는 것도 아니니 대충 보고 있는데... 우리반 구성을 들으신 어느 선생님이 찾아오셨다. "이건 아니야."라고 첫마디를 떼신 그 선생님께서는 우리반에 사고뭉치 2명에, 그아이들과 있으면 물이 들 예비 사고뭉치 몇 명. 그리고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받을 예민한 감성의 아이들까지. 환장의 콜라보라고 하셨다. 음... 매년 반편성을 하는 것이지만, 사실 입맛대로 자기 학생을 다 데려갈 순 없다. 근데, 말만 들어보면 이건 좀 아니지 않은가? 속으로는 "하... X됐다" 하면서도 겉으로는 웃으며 "괜찮아요, 선생님. 제가 열심히 해볼게요." 그리고 종업식날..

교사일기 2024.11.16

[교사 일기] 학생들의 빼빼로데이는 담임이 책임진다.(학생들 과자 선물)

11월 11일은 빼빼로 데이다. 나도 여자친구가 없지만.....ㅠㅠ 우리 학생들도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건 닮지 말라고!) 그래서 나는 못먹을지언정 우리 애들 입에는 빼빼로를 넣어주려 노력한다. 교직생활 처음부터 줬었는데...  옛날엔 주고 사진을 안 찍어서 인증샷이 없고, 2020년부터 있다.  2020년 11월.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기. 아이들과 많은 추억을 만들지 못해 아쉬워서, 빼빼로를 직접 만들어줬다. 사실 빼빼로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에이스, 베베, 참 과자에 초콜릿 중탕한 것을 찍어서 만들어줬다.  중3 기말고사 시험날이랑 빼빼로데이가 겹쳐서 비타 음료수도 챙겨줬다. 지금은 볼 수 없는 교복. 생활복인 지금의 맨투맨 교복도 예쁘지만, 나는 꼰대라 그런가 흰셔츠에 ..

교사일기 2024.11.15

[교사일기] 오늘 수능 치는 제자들에 대한 걱정

2025학년도 수능이 있는 날이다. 중학교 교사라서 사실 크게 와닿지 않지만 그래도 매년 이맘 때면 제자들이 생각이 난다. 2021학년도에 교직생활 처음으로 담임을 하지 않았다. 그때 중3 수학을 가르쳤는데, 달고 올라오지도 않았고 비담임이다 보니 어느반 수업에 들어가도 어색했다. 첫 비담임이라 어색하고, 어디 정 붙일 반도 없던 그 때. 한 학기가 지나가며 붙임성 좋던 아이들과 많이 친해졌고 어느 반을 들어가더라도 즐겁게 수업할 수 있게 되었다. 당시 학교에 젊은 남자 교사가 나밖에 없어서 그런가, 이상하리만큼 학생들은 나를 좋아해줬다.  저녁 먹고 소화 시킬겸 부산시민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있었다. 산책하고 있다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렸을 뿐인데, 아이들 연락이 쏟아졌다. 학교밖에서 선생님을 만나는 ..

교사일기 2024.11.14